만나러 가는 길2


버스 기억_박정화(조은정 엄마)


생각? 생각 없이 다녔어요. 그냥 무조건 간다, 그래 가자, 온다, 집에 오는구나. 가족들이 버스를 타면 진짜 조용해. 말을 안 하고.. 뭐라고 그럴까.. 지금은 막 수다 떨고 웃기도 하는데 그때는 차만 타면 아무도 말 한마디도 안 해. 조-용해. 올 때 갈 때 말 한마디도 안 해. 누가 기침이라도 하면 다 뒤돌아봐 누가 기침하나. 그 정도로 진짜 조용했어. 저도 아무 생각 안 하고 그냥 왔다 갔다 한 것 같아요. 생각이 안 들었어. 뭐 생각할 게 없었던 것 같아요. ‘내가 이렇게 다닌다고 해서 진상 규명이 될까? 그래도 한번 최선은 해야지. 안 하고 말하는 것보다 그래도 이렇게 움직이고 이렇게 하자는 거 하고 하면 좀 변화가 있을까? 그냥 변화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갔는데 여전하네?’ 뭐 그러고 그냥 생각 없이 그래요. 한번 옛날에 그런 말도 있잖아. 바위에다가 계란 깨뜨리면 바위 안 깨진다고 그래서 우리 가족끼리 그런 말을 했었어요. 가족끼리 보상금 때문에 반으로 나눠졌을 때. 지금 사인해야지만 나라에서 돈을 준다. 지금 사인 안 하면 돈을 안 준다. 그래서 그때 우리 가족들이 갈라졌을 때 사인하고 돈 받는 사람들이 우리한테 그러더라고요. ‘백날 정부하고 (싸워봤자) 바위에 계란 던지는 격이다. 절대 바위는 안 깨진다. 우리는 달걀이라 아무리 던져도 우리 몸만 상하지 바위는 절대 안 무너진다.’ 그렇기 때문에 자기들은 포기를 하고 그냥 보상금만 받고 그냥 자기들은 그만하겠다 하고 그만하고. 우리는 우리대로 그래도 ‘우리는 던지면 언젠가는 그 바위가 금이라도 갈 것이다’ 그런 마음으로 모인 팀들이거든요. 그런 말까지 해가면서 이렇게 갈라졌거든. 그래서 그런 마음으로 했는데 두려움도 있었지. 사실은 금이라도 안 갈까 봐. 

수어 통역 영상_버스 기억2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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