호숫가2

나는 어디갔지_문연옥(이태민 엄마)



일상은 하고 있지만 그래도 어찌 됐든 아이들도 나중에 나이 들면 시집도 보내야 되고. 그냥 보낼 수 없잖아요? 그래도 어느 정도 좀 챙겨서 시집보내야 되고 또 나의 일상도 조금 나의 일도 좀 해서 가정에 보탬이 되게끔 또 해야 되고 한데, 요즘 자꾸 그런 생각이 좀 들기는 해요. 이제 10년 지나다 보니까.. 내가 나빠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..(웃음) 10년 지나니까 거의 부모님들이 그런 생각을 좀 많이 하고 계신 것 같아. 이제 조금 일을 좀 해야 되지 않나 싶은..  근데 10년이 지나다 보니까 내가 할 게 없는 거야. ‘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지?’ 그렇게 생각하니까 너무 허무하고 그런 생각이 되게 많이 들긴 했어요 사실은. 내가 뭐 하고 10년 동안 살았나 싶기도 한 생각도 들기도 하고. 근데 그건 아니지. 내가 한 일이 있고. 근데 내가 당장 나를 들여다 봤을 때 내가 갈 데가 없는 거야. ‘내가 어디 가서 돈을 벌러 나가면,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어딜 가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’라는 생각을 했을 때 내가 설 자리는 없더라고. 내가 10년 전에 미용 일을 했었잖아요. 근데 지금은 계속 울고 눈에 압이 높아지다 보니까 잘 안 보여. 그래서 그 일을 더 할 수 없는 거지. 그러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보니까 ‘나는 어디 갔지’ 라는 생각이 되게 많이 들었던 것 같아. 10년 동안. 아이한테 미안하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싸우고 했지만 진상규명도 안 됐고, 그런 면에서 어느 정도 약간 ‘10년의 시간이 어디로 갔나’라는 생각이 좀 들 때도 있기는 해요.

수어 통역 영상_나는 어디갔지_문연옥(이태민 엄마)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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