정부자(세월호 참사 희생자 신호성 엄마)
다른 참사를 보면은 그냥 그 유가족들이 다 나와 가지고 목소리를 내면 되지만 또 그런 현실도 아니고. 또 시간이 흐를수록 어느 것은 해결이 되고 어느 것은 해결이 안 되고 그러면 이게 가족협의회라는 이 울타리가 그 모든 유가족을 다 이렇게 감싸고 다 해 줄 수는 없을 거 아니에요. 그러면
기억식이라든가 무슨 행사 때는 조금 많이 나오더라도
이거 활동하는 사람 범위도 조금 더 축소될 거다. 하기 싫어도 일상으로 돌아가서 어떻게 죽을 때까지는 살아야 되는 상황이 올 거다.
근데 저는 좀 당당하게 살고 싶어요. 내 마음은 내 아들이 돌아오지 않는데 어떻게 당당할 수 없겠지만 그 전처럼 이렇게 행복이라는 것을 막 행복하고 내가 어떤 구상을 하고 내 아들이 대학교 졸업하고 직장을 구해서 첫 월급 타서 이거 주면 얼마나 뿌듯하고 또 여자친구도 데려오고 결혼도 하고 손자 손녀를 낳고 그런 상상에서 이제는 없어졌지만. 그래도 우리 호성이가 저 먼발치에서 엄마를 바라본다면 옛날에 자꾸 막 울고 있는 엄마의 모습으로 보이기 싫은 거예요. 그래서 마음속에 그런 걸 자꾸 나는 되새김질을 해요. 왜? 내가 살기 위해서 그리고 왜? 내 자식의 죽음이 그렇게 안타깝게 희생된 내 자식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 난 그렇게 해주고 싶어. 그래야지 눈을 감고 가는 날 그냥 내 아들 한 번이라도 좀 가서 꼭 끌어안고 싶다. “너 수습해서 바다에서 힘들게 나왔는데 엄마가 빨리 못 찾아준 거 미안하고 그래도 얼굴이 많이 망가졌어도 그거 봤어야 되는데 엄마가 무서워서 뒷걸음친 것도 미안하고 미안해” 그런 말을 내가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. 내가 요즘에 계속 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‘난 잘 살고 싶어요’ 그랬어요. 잘 살고 똑바로 살고 싶다라는 거 똑바로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