박정화(세월호 참사 희생자 조은정 엄마)
이제 은정이가 2014년 그렇게 되고 나서 저의 삶이 없어졌어요. 그러니까 제 삶이 다 없어진 거지. 가정이 없어졌지. 사실은 저는 우리 은정이 그렇게 되고 나서 계속 은정이의 그런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 계속 바깥으로 돌면서 가정도 소홀해졌고 아들 하나 있는 거한테도 엄마로서의 제대로 된 역할도 못했고 오로지 은정이만 생각하면서 활동하고 지금까지도 그러고 있는 상황이거든요. 남편은 남편대로 아들은 아들대로 다 뿔뿔이 흩어져서 지금 각자 생활하고 있고. 그러다 보니까 나도 내 삶이 이제 오로지 은정이를 위한 삶만 사는 거니까 그러다 보니까 내 삶이 없어진 거지. 지금도 여전히 그러고 살고 있는 거고. 그리고 은정이 빼고 내 삶을 2014년부터 생각한 적이.. 만약에 진상 규명이 되고 할 게 없다 가협(4.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)에서 그러면 어떻게 하나 시골 내려가서 풀 뽑고 살아야 되나 막 이런 생각도 한 번 해본 적은 있어요. 전원 생활해야 되나 뭐 시골 내려가야 되나 여기 있어야 되나 안산에 있어야 되나 이런 생각도 많이 하긴 해요. 사실은 근데 어떤 게 정답인지는 잘 모르겠어요. 만약에 우리 은정이가 진상 규명이 되고 우리 은정이가 정말 내가 원하는 대로 생명안전공원에 와서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그런 교훈의 자리에 선다면 그것만으로 만족을 해야 되나 그랬을 때 나는 어디에서 무엇을 해야 되나 그런 생각도 많이 해보긴 하는데 뚜렷이 답이 안 보이긴 해요. 어떻게 해야 되는지 거기까지는 아직 생각은 안 했는데 그때 가봐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요.